BRAND&People 슈퍼파인 |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스몰 브랜드가 생존하기 위한 린 브랜딩
스몰 브랜드에는 그에 걸맞은 성장 방법이 따로 있다.
2024. 1. 23.
BRAND&People 슈퍼파인 |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스몰 브랜드가 생존하기 위한 린 브랜딩
스몰 브랜드에는 그에 걸맞은 성장 방법이 따로 있다.
스몰 브랜드에는 그에 걸맞은 성장 방법이 따로 있다
창업을 꿈꾸고 브랜드를 만들려는 사람이라면 모두 다 할 법한 생각이 있다. “내 제품(서비스)은 품질이 좋으니까 사람들이 금세 알아봐 줄 거야”라는 착각이다. 칠성조선소의 북살롱, 용인의 핫플인 카페 묵리 459 등 40여 개의 스몰 브랜드 성공을 도와 온 에이전시 와이어즈의 조석현 대표는 이러한 함정에 빠지는 이들에게 브랜딩 성공 키워드를 던진다. 누구보다 스몰 브랜드의 어려움을 알고 이를 극복하는 솔루션을 제안해 온 그 역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며 역시나 예외 없이 좌충우돌을 겪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에이전시 경험이 거름이 되어 시행착오를 단기간으로 줄일 수 있었으며 안정적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성수동 공장 지대의 그로서리 스토어, 슈퍼파인의 이야기를 통해 스몰 브랜드의 성장 방법을 다섯 단계로 살펴본다.
철학 있는 생산자와 의식 있는 소비자를 연결하는 그로서리 스토어, 슈퍼파인
슈퍼파인은 지역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소규모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그로서리 스토어다. 현재 이곳은 실생활에서 필요한 조미료, 초콜릿, 라면, 와인 등과 함께 건강한 제철 식재료, 모양이 예쁘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과일 등을 판매하는 동네 슈퍼마켓이자 인근 직장인이 점심을 해결하는 F&B 장소이기도 하다. 여기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로컬과 친환경, 비건 등 지속 가능한 가치를 지향하는 스몰 브랜드의 제품들이 다수이며 1인 가구가 이용하기 좋은 소분 판매도 진행한다. 또한, 식자재 하나를 조망하는 월간 그로서리와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마켓을 열기도 하고, 입점한 소규모 브랜드의 워크숍 장소를 제공하는 등 입점 브랜드의 커뮤니티 허브 역할도 한다.
“예전에는 대기업 중심의 브랜드가 시장에 주류를 이뤘다면, 이제는 스몰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사람들이 스몰 브랜드 창업자의 스토리나 진정성을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몰 브랜드를 조명하고 판로를 확보하는 마켓 플레이스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시작으로 슈퍼파인을 시작했다.”
과거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기업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제품화/서비스화할 수 있고 홍보 역시 적은 리소스로도 가능한 시대이다. 조석현 대표가 알려주는 스텝바이스텝은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스몰 브랜드에 꼭 맞는 린(Lean) 스타트업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결국 같은 제품과 서비스가 있을 때 내 것을 차별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브랜딩의 핵심이다.
자신의 제품을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착각에 빠지지 마라! 면밀한 시장분석과 철저한 객관화야말로 모든 사업화의 첫걸음이자 기본이다. 경쟁재가 없는 것은 시장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위험한 분석이기도 하다. 시장의 규모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틈틈이 엿보는 것! 이 과정을 치밀하게 짜낼수록 당신의 브랜드는 더 정확한 포지션, 정확한 시장으로 타기팅(Targeting)이 가능해질 것이다.
당신이 제공할 제품(서비스)을 Needs와 Wants의 두 항목으로 구분해 보자. 전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후자는 가지고 싶은 욕망이다. 어떤 타깃을 대상으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프로덕트 레벨인 Needs, 이것이 끝난 뒤 그들과 어떤 가치를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브랜드 레벨인 Wants이다. 이를 구분 지어야 하는 것은 스몰 브랜드일수록 적은 인력과 자본을 어디에 쓸지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스몰 브랜드는 Needs가 충족되기 전에 Wants를 고민하면 그야말로 ‘예술’로 가게 될 위험이 있다. 보일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나중으로 미루어도 충분하다. 소비자의 어떤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해 줄 것인가? 이 질문에 먼저 집중하자.
시장분석과 프로덕트 레벨의 핵심 가치가 정해졌다면 이제, 이 차별화 포인트를 콘셉트로 도출해 보는 것이 좋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품고 있는 가상의 세계관을 창조해도 좋고, 어떤 인물(대개는 창업자)의 스토리를 통해 제품을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다. 여기서 스몰 브랜드가 가장 접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예술’이다. 시작하는 순간 돈과 인력이 많이 들며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공허한 비주얼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 네이밍 역시 세계관과 인물 등 콘셉트를 바탕으로 도출할 수 있다.
이름도 지어졌고 콘셉트도 명확해진 당신의 브랜드에 이제 필요한 것은 ‘보이는 것’이다. 키 비주얼이라 불리는 핵심 컬러, 디자인 가이드라인, 시각화된 그래픽 요소들이 필요하고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사용하는 일관성 있는 문체와 화법, 용어들을 정리할 때다. 키 비주얼은 무드 보드의 형태로 정리해 보고, 보이스라 명명하는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를 정립해 보자. 또, 이를 바탕으로 외주 디자이너에게 작업물을 의뢰할 때는 내 무드 보드와 가까운 작업물을 만든 디자이너를 선정하고 자료는 풍부하게, 디렉션은 전체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더욱 발전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브랜드는 살아있는 생명과도 같다. 만들어놓고는 끝이 아닌, 끊임없이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권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커뮤니티 운영 등 어떤 방법이든 브랜드와 어울리는 것이면 된다. 맞는 성격의 채널을 1년 이상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여러 개를 산발적으로 운영하는 방식보다 명확하게 유효하다. 그걸 충분히 운용할 수 있는 체력이 되었을 때 그다음 채널로 확장하기를 권한다.
처음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은 실패할 여유가 부족할 것이다. 디자인을 더 예쁘게 해야 하는 건 아닐까? 마케팅 툴을 구매해서 광고를 돌려야 할까?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많은 선택지와 할 일들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고민하던 이라면 분주한 손길을 멈추고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 보자.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발견하고 충분한 시장 조사와 경쟁재 리서치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라는 말은 어쩌면 영어 공부에서 A, B, C를 가르치는 일과 다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성공한 브랜드의 모든 시작에는 이러한 ‘기본’에 대한 강조가 빠지지 않는다. 이번 수업을 통해 당신이 그리는 브랜드의 최종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기를 바라본다.
✍️ 정사은
🗒️ 슈퍼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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