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창업의 이유는 ‘내 것을 하고 싶어서’죠. 하지만 마음 한편, 내 취향과 색채가 타인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합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꿈꾸지만,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다면 소백 박민아 대표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세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소백은 판매하는 모든 것: 물건, 가치, 전시 그리고 미래까지도 창업자 박민아 대표의 ‘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몰 브랜드입니다. 나다움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그녀만의 해법이 궁금해집니다.
디자이너 박민아가 해석한 한국적 미니멀리즘, 소백
소백은 한국적 미니멀리즘을 근간으로 한 의식주 문화를 만들어가는 브랜드입니다. 소백산 아래 할아버지의 손길로 완성된 한옥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박민아 대표가 고유의 감성과 미감을 살린 제품을 선보이고 있죠. 도시에서 일을 하며 지내던 그녀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향수를 담은 중의적인 네이밍(So_back)이기도 합니다. 국내의 명인, 공예작가들과 협업해 모든 제품을 환경친화적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이 특징. 좋은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한국적인 예술과 공예를 더 가까이 누리는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소백 박민아 대표는 14년 차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디자이너로 현재 건축, 뷰티 외 자신의 브랜드인 소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so_back.official
“뚜렷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제품을 디자인하는 작은 브랜드라면 처음 3년 동안은 매출보다 이미지 구축에 더 힘을 싣는 게 좋다고 봐요. 처음부터 돈을 좇는 건 오히려 독이 돼요. 요즘 명품을 정의하는 기준도 달라졌어요. ‘브랜드=가격’이 아닌 ‘브랜드=이미지’ 공식이 굳어지는 중인 것 같아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게 중요해요.”
14년 차 노련한 브랜딩 전문가인 박민아 대표가 소백을 론칭하게 된 건 순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선호하는 미감들을 수집하고 정리하며 1년여에 걸친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갔고, 오랜 준비 끝에 그녀의 한국적 미감, 소백을 론칭했어요. 이번 강연은 그녀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시간이자 스스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불안해하는 예비 창업자를 위한 좋은 안내서입니다.
작은브랜드의강점은스토리에있습니다. 박민아 대표는 ‘나’라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감정과 좋아하는 것들을 키워드로 도출해 가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1년여간 정리해 왔다고 해요. 고요함, 그리움, 소백산과 흰색에서 브랜드의 스토리와 시각적인 키 비주얼을 도출했고, 자기 생각을 긴 글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백의 가치와 소비자 타깃층을 구체화했어요.
가장중요한기준은“내가쓰고싶은것, 내가살수있는가격”이에요. 어떤 제품을 만들지도 ‘나’로부터 시작하죠. 이렇게 도출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통일된 기조로 유지하되, 제품의 카테고리는 의류부터 쿠션, 오브제와 티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전개하는 것이 소백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상품은 그 누구를 위한 상품도 아닙니다. 특히, 소백과 같이 취향이 짙은 상품은 이 말이 맞아떨어져요. 이 설계를 잘한다면 경쟁 브랜드가 사라지는 마법 같은 일이 이루어집니다. 상품에서 시작하면 장사, 사람에서 시작하면 브랜드라고 해요. 어떤 물건을 팔지를 고민하지 말고 누구에게 팔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취향이명확한브랜드일수록정체성또한확실합니다. 소백의 정체성은 ‘한국적’이라 불리는, 세 번 정도 미니멀라이즈 된 감성이에요. 이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인 달항아리와 막사발로 아이코닉한 로고와 BI 디자인을 만들고 여백의 미가 살아있는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제품, 전시, 협업 등 브랜드의 모든 활동은 모두 이러한 정체성을 기준으로 전개되어야 해요.
기다림은어렵습니다. 하지만준비된기다림은좋은결과를가져다주죠. 그동안 인스타그램과 홈페이지, 그리고 실체가 있는 오프라인 활동을 미끼상품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아요. 통일된 톤앤매너 기조를 가져가되 인스타그램 피드에도 원칙을 세워 업로드하고, 목적에 충실한 간결한 홈페이지로 B2C와 B2B고객에게 명료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 판매 중심의 무분별한 팝업은 지양하고 콘셉트 있는 오프라인 활동 원칙도 중요합니다.
탄탄한 브랜드 설계는 행운을 부릅니다. 소백의 운은 타깃의 구체적 상징이었던 리움 미술관과 BTS의 RM에게 도달한 것이에요. 모든 활동과 메시지, 협업의 방향까지도 하나의 결로 이어진 브랜드에 찾아온 행운은 준비된 미래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백 박민아 대표의 강연은 이제 막 시작하는 협소해 보이는 시장일지라도 잘 설계된 브랜드 정체성과 뚜렷한 취향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 정사은
🗒️ 소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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